대한민국 이야기

영월 맛집 동강순대, 서부시장에서 먹은 순댓국과 선지해장국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2026. 3.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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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나니 지난해 88, 아내와 함께 강원도로 떠났던 여행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영월에서 먹었던 순댓국과 선지해장국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뜨거운 국물 한 숟갈에 그날의 공기와 시장 풍경, 아내와 함께한 저녁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월에 가신다면 저는 서부시장 안 동강순대에 꼭 들러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여름의 영월은 맑았습니다. 짙은 초록 산이 도시를 둥글게 감싸고 있었습니다. 하늘은 높고 환했습니다. 산 아래로 집과 건물, 길과 차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여행지에서는 이름난 명소보다 첫 풍경이 오래 남을 때가 있습니다. 영월이 제게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영월 서부시장 골목에서 저녁의 온기를 만났습니다

서부시장 입구는 정겹습니다. 한옥 지붕을 얹은 듯한 모습이 먼저 눈길을 붙잡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시장의 결이 이어집니다. 조금 낡았고 조금 좁습니다. 대신 사람 사는 기운이 살아 있습니다. 골목 안 공기는 바깥보다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동강순대 앞에 섰을 때 오래된 식당의 힘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간판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오래 한자리를 지켜온 집다운 단단함이 있었습니다. 문 앞에는 순댓국과 해장국, 모듬순대 같은 메뉴가 보였습니다.

저녁 장사를 앞둔 식당 안에는 이미 한 끼의 온기가 돌고 있었습니다. 여행지에서는 번쩍이는 식당보다 이런 집이 더 오래 남습니다.

가게 안 풍경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벽에는 영화 포스터와 LP, 가수 사진들이 빼곡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이클 잭슨, BTS가 한 공간에 함께 걸려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영월의 산과 강을 닮은 듯한 그림도 보였습니다. 순댓국집이라기보다 주인의 취향과 시간이 함께 쌓인 작은 생활 전시관 같았습니다. 밥을 기다리며 자꾸 벽을 올려다봅니다.

 

 

순댓국은 담백했고 선지해장국은 또렷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자 손님들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편하게 식사하는 손님들의 분위기가 자연스러웠습니다. 시장 안에서 오래 살아남은 집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테이블마다 뚝배기 하나씩 놓였습니다. 일상의 무게를 순댓국에 소주잔을,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덜어내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상에 놓입니다. 순댓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얀 국물 위로 송송 썬 대파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순대와 고기도 넉넉히 들어 있었습니다. 국물은 탁하게 무겁지 않았습니다. 편안하고 담백한 인상이었습니다.

선지해장국은 얼굴이 달랐습니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국물 안에 선지와 우거지, 채소가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뚝배기 안에서는 보글보글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뜨거운 김이 얼굴 앞으로 밀려왔습니다.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릴 듯한 한 그릇이었습니다. 국물 앞에서 저절로 잔 생각이 나는 맛이었습니다.

순댓국은 부드럽게 들어왔습니다. 자극이 세지 않아 오래 먹기 좋았습니다. 선지해장국은 맛의 선이 분명했습니다. 진한 국물과 선지, 우거지가 입안에서 또렷하게 살아났습니다. 한 숟갈 뜰 때마다 몸 안으로 뜨거움이 천천히 퍼졌습니다.

아내와 마주 앉아 순댓국과 선지해장국을 나눠 먹던 시간이 아직도 선합니다. 식당 안은 소란스럽지 않았습니다. 푸근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맞은 저녁이라 더 좋았습니다. 여행은 거창한 장면만으로 남지 않습니다. 작은 시장 식당, 뜨거운 뚝배기, 함께 먹는 사람, 그런 순간이 오래 남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해의 영월을 다시 꺼내 주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걸었던 시장길도 떠오르고, 동강순대에서 마주한 저녁상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영월의 산과 하늘, 서부시장 입구, 벽을 채운 음악의 흔적, 그리고 순댓국과 선지해장국의 뜨거운 김까지 한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영월에 가신다면 서부시장 안을 천천히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동강순대에서 국물 한 그릇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여행의 하루를 따뜻하게 맞아줄 겁니다.

 

영월 동강순대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영월읍 서부시장길 13-11

- 대표 메뉴: 순댓국, 선지해장국

- 주차: 서부시장 인근 주차장

- 방문 시점: 지난해 88, 아내와 함께 방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지난해 영월 여행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번 영월 서부시장 이야기도 그 여운에서 시작했습니다. 단종과 영월, 그리고 영화의 뒷자락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도 함께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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