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었습니다. 올해의 절반을 보내고 마음만 바쁜 일상을 벗어나 초록이 주는 위안을 찾아 진주 월아산을 향했습니다. 찾은 날인 7월 8일은 진주 월아산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 월아산 정원박람회
일정: 7/8(토)~7/12(수) 오전 10시~오후 10시
장소: 진주시 월아산 숲속의 진주 일원
주제 : 월량선경(달빛이 비치는 신선의 정원)
내용 : 전시프로그램, 체험행사, 부대행사, 프리마켓, 푸드 트럭, 진주미래관, 정원산업관, 작가정원, 해외작가초청 등
정원박람회 정원산업장으로 향하는 데 입구에서부터 눈길과 발길을 끄는 정원이 있습니다. 진주시산림조합에 만든 정원입니다. 덕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딱딱하게 굳었던 긴장의 근육이 풀립니다.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있습니다. 나뭇가지로 만든 힘찬 말들 사이로 기념사진 찍을 벤치가 앙증스럽습니다.
‘우리, 지금, 여기’에서 초록으로 물들입니다.
식물 관련 전시 부스로 들어서자, 벽면에 걸린 식물들이 아름답습니다. 화분 하나하나가 벽에 걸려 있고 위에서 물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곳곳에 둘러볼 다양한 전시물들이 걸음을 천천히 옮기게 합니다. 커피 찌꺼기 등을 활용한 열쇠고리 등이 다시금 눈길을 멈추게 합니다.
다육식물들이 모여 하나의 정원을 이룬 모양새는 어찌나 귀였던지 한참을 들여보았습니다. 화분과 묘목을 직접 판매하기도 합니다. 판매장을 그냥 거닐기만 해도 넉넉한 꽃들의 향내가 온몸과 마음을 풍성하게 합니다.
푸드트럭들이 오가는 이들의 입을 즐겁게 합니다. 냉커피 한 잔으로 몸과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합니다.
산업관을 나와 월아산 자락 품으로 향합니다. 월아산은 <숲속의 진주>가 있어 언제 찾아도 넉넉한 품을 내어주지만 월아산 정원박람회로 더욱더 풍성한 볼거리를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작가정원>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대나무숲 길을 내려갑니다.
오픈니스 스튜디오 최재혁의 <청림월연(淸林月淵)>은 잠시 맑은 숲 아래 선비로 만듭니다. 월아산 대숲 언덕 위 정원은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나누기 그만입니다.
대숲을 걷습니다. ‘사각사각’ 바람이 건네는 인사가 정겹습니다.
월량선경(月亮仙境)을 만납니다. ‘달빛 밝은 이곳 월아산 자락에서 신선과 함께 머물다’라는 뜻처럼 우리는 이미 신선입니다.
넋 놓고 물 구경 때리기 좋은 풍경에 잠시 넋을 잃습니다. 내 안의 묵은내를 날려버립니다. 비워서 더욱 채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초록 물이 금방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숲속의 기운 덕분에 일상의 찌꺼기는 어느새 사라집니다.
걷고 걷습니다. 그저 산자락을 따라 난 길만 걸어도 마음은 고요합니다. 월아산의 신선이라도 된 양 몸과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작은 못에 진주시 상징 캐릭터인 ‘하모’가 우리를 반깁니다.
숲속 어린이 도서관 주위로 쉬어가기 좋은 의자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덕분에 하모와 인사를 나누고 숨을 고릅니다.
낮과 다른 밤이 주는 풍경이 어떤 멋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하모 곁을 떠나자 ‘수국 수국’ 합니다.
수국 축제는 끝났지만, 수국들은 축제 기간에 상관없이 우리를 정겹게 맞이합니다.
어디들 걸어도 좋습니다. 산림 레포츠 체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국들이 건네는 즐거운 떼창 소리가 흥겹습니다. 달콤한 수국 사탕을 먹은 듯 달곰합니다.
숲속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습니다. 초록을 더해가는 나무들이 조금 쉬었다 가라 당부하기도 합니다.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며 다독여 줍니다.
목재문화체험관(월아산관) 곁 주차장 2층은 주 무대가 있습니다. 다양한 행사들이 우리를 벌써 설레게 합니다.
앙증스러운 토끼 조형물들이 엉덩이를 나란히 하고 우리에게 잠시 앉자 가라 권합니다. 토끼에 앉자 토끼는 우리를 용궁이 아닌 월아산을 깡충깡충 뛰듯 안내하는 기분입니다.
토끼 조형물 곁을 지나 다시금 포토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둥근 흔들 그네에 앉아 살짝 발을 떼자 흔들흔들. 덩달아 몸과 마음도 흔들흔들. 평화가 밀려옵니다.
평화로운 기운 덕분에 후투티 숲속을 향하는 걸음은 더욱더 가볍고 상쾌합니다.
숲속에서 하얀 물거품을 만들며 내려가는 물줄기를 만납니다. 경쾌한 물소리 덕분에 속세의 번뇌도 깨끗이 씻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천천히 걸어보면 끊어졌다 이어지는 숲길이 우리를 문명의 이기인 <휴대폰>을 잠시 꺼두게 만듭니다.
조금 늦게 가도 괜찮다고 숲은 말을 건넵니다. 길은 이어져 있으니 마음 놓고 주위를 둘러보라 권합니다. 숲이 주는 초록의 위로를 받으며 걷습니다. 마음 한결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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