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더욱더 예쁜, 사천 반룡공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같은 공원이 사천에 있습니다. 사천 사남면에서 읍내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정동면 예수리 야트막한 동산이 반룡산입니다. 사천강 옆에 있는 사천항공우주테마공원과 이어져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온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공원입니다. 산 정상에 전망대와 광장, 야외 헬스기구 등이 갖춰진 휴게공간입니다. 가까이보다 먼발치에서 오가는 차에서 보면 산 위로 돔 모양의 낯선 풍경이 눈길을 끕니다.
우주테마공원을 돌아 반룡마을에 이르면 붉은 기와지붕의 마을 회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을회관 앞 빈터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마을 뒤편으로 걸어 올랐습니다. 싱그러움이 와락 안기는 기분입니다.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아파트가 숲을 이룬 모습이 보입니다. 잠시 걸었을 뿐인데도 일상을 벗어나 딴 세상에 온 듯합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일렁이는 사이로 햇살이 곱게 드리웁니다. 아기자기한 공원은 산 정상으로 곧장 올라가는 걸음 곳곳에서 붙잡습니다. 곳곳에 쉬어가라 유혹하는 쉼터는 일상에서 가쁜 숨을 쉬었던 우리에게 숨 고를 여유를 줍니다.
10분도 채 걷지 않았는데 벌써 푸르른 숲이 보입니다. 잘 꾸며진 길이 아니라 숲으로 에둘러 걸었습니다.
부드러운 흙길이 마음마저 촉촉하게 합니다. 초록 잎들이 햇살에 샤워하듯 반짝 반짝입니다. 초록빛으로 덩달아 샤워하는 기분입니다.
소나무 사이로 은은한 솔 향이 흩뿌려져 내 안의 묵은내를 몰아내고 맑은 기운으로 새로 채우는 기분입니다.
바닷가 비치파라솔처럼 소나무를 양산 삼아 아래 긴 의자에 눕습니다. 육중한 몸이 공중 부앙을 하는 듯 가벼워집니다. 숲속 새들의 노래는 귀를 즐겁게 합니다.
곳곳에 놓인 야외 헬스기구 등이 고단한 몸을 움직여보도록 권합니다. 덕분에 간만에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습니다.
숲속에서 놀다가 지겨울 무렵 근처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독특한 모양답게 한달음에 올라갈 수 있는 계단과 천천히 올라가는 경사로가 함께합니다. 경사로를 따라 청량한 바람을 벗 삼아 오릅니다.
2층 쉼터에서 걸음을 멈춥니다. 내려다보이는 사천읍내 풍경이 눈길을 끌기 때문입니다. 두 눈을 다 펼쳐도 파노라마 같은 풍광은 다 담을 수 없습니다.
3층은 오히려 아래층보다 전망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돔 모양의 지붕이 문득 여의주로 여겨집니다. 전망대는 하늘로 올라가려는 여의주를 문 용의 형상인지 모릅니다.
전망대를 나와 항공우주테마공원으로 향하는 오솔길을 걷습니다.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부드럽습니다. 용트림하듯 솟구친 소나무에 손을 얹습니다. 슬며시 용의 기운이 전해져 오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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