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리가 꽃자리
봄은 향기로 오지 않습니다. 봄은 시와 함께 왔습니다. 성모상 주위로 영산홍이 분홍 분홍 빛나는 날, 성심원 강당에서는 꽃자리가 펼쳐졌습니다.
4월 22일, ‘나와 마주하는 시 낭송’ 일곱 번째 시간이 열렸습니다.
구상 시인의 <꽃자리>를 읊습니다.
시어가 입을 떠나 강당을 채울 때 순간 이동하듯 꽃자리로 변했습니다.
시를 읽습니다. 글자가 시어로 변해 우리 입안에서 강당을 헤엄칠 적마다 봄 내음이 퍼집니다. 싱그러움이 퍼집니다. 입안에서 시를 따라 향으로, 봄 향기로 은은하게 흩뿌려집니다.
눈이 침침하다고, 글자를 모른다고 손사래를 쳐도 곁에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시를 읽습니다.
덩달아 바람이 불어오는 마을, 성심원이 시인의 마을로 변합니다. 앉은 여기가 꽃자리로 변합니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서 스케치북에 옮깁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옮깁니다. 마음에 찌든 멍에를 벗습니다. 마음을 꽃으로 채웁니다.
노랗고 파란 스케치북에 시어들이 물고기인 양 꿈틀꿈틀 살아 돌아다닙니다.
시어 사이로 예쁜 그림을 곁들입니다. 한 폭의 수채화가 만들어집니다.
펼쳐진 꽃자리에 참가한 모두가 반갑고 고맙고 기쁜 마음을 이웃들에게 전합니다. 한 명 두 명,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 하늘의 축복이 내려오듯 고맙고 반가운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건넵니다.
이들은 사랑꾼인지 모르겠습니다. 손가락으로 만든 하트가 사방으로 퍼집니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집니다.
고래가 춤을 추듯 강당은 절로 어깨춤을 추게 합니다. 자신감을 넘어 즐거운 자긍심을 덤으로 가져갑니다.
저마다 스스로 시름을 벗습니다. 굴레를 벗자, 세상이 다시 보이고 이웃과 함께하는 이 시간의 보람과 기쁨을 함께 맛봅니다.
꽃자리에는 웃음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곁에 앉은 이들을 격려하고 손뼉을 쳤을 뿐인데 박수가 곱절로 돌아와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게 합니다.
최 루시아 어르신이 읽어주는 <꽃자리>를 끝으로 시 낭송 일곱 번째 시간은 막을 내립니다.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람들, 다음 주 이 시간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한편, ‘나와 만나는 시 낭송’ 프로그램은 산청도서관(관장 이은경) 상반기 평생학습과 별밤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 산청도서관이 산청성심원(엄상용 원장 수사)과 함께합니다.
※어르신들의 허락을 받아 사진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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