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산청성심원-커피 한 잔? 우리는 시(詩) 한잔!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5. 3.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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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우리는 시(詩) 한잔!

봄이 익어가는 311일 오후 2, 성심원 강당에 어르신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마실 가듯 경로당에서 자리를 옮겨온 어르신들이 뜨락에 핀 봄나물을 발견하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 한잔을 함께할 동반자인 김태근 시인·낭송가입니다.

이날은 산청도서관(관장 이은경)과 산청성심원(엄상용 원장 수사)이 함께하는 나와 만나는 시 낭송 프로그램 첫 시간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성심원 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시 낭송은 산청도서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평생학습 실현을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운영하는 상반기 평생학습과 별밤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노인 세대를 위해 찾아가는 '나와 만나는 시 낭송’ 강좌를 제외하고도 산청도서관에서는 ▲즐거운 아크릴화 ▲손바닥 글쓰기(야간) ▲꽃차 소믈리에 ▲건강 약초 등 4개 프로그램이  강좌가 도서관 내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시 한 잔의 매력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이면 충분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1>을 율동을 곁들여 함께 읽습니다. 두 손가락을 포게 하트도 만들어 곁에 앉은 이웃과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두 팔을 머리 위로 둥글게 만들어 올리고 사랑하고 그리워 하는 몸짓을 만들어 다시금 인사를 건넵니다.

늘 함께하는 듯 잊고 지내던 이웃들이 예쁘고 사랑스럽게 바뀝니다. 서로의 입꼬리가 살짝, 살짝 올라가고 이들에게는 푸르고 맑은 초록빛이 흐릅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시로 발견하고 펜을 꾹꾹 눌러 옮겨적습니다. 마음과 달리 저만치 글씨는 비뚤비뚤 나아갑니다. 펜을 부여잡고 쓰는 동안 마음의 밭을 일굽니다.

 

더구나 동료가 읽는 시를 들으면 덩달아 시 속을 걷는 기분입니다. 시가 뿜어내는 매력이 우리에게 맘껏 발산되어 우리를 봄 처녀처럼 가슴에 설렘을 안겨줍니다. 한눈에 반한 여인을 만난 듯 가슴은 뛰기 시작합니다.



시 한 잔의 과정은 우리 입안에서 글자를 툭툭 던졌을 뿐인데도 각진 마음이 둥그렇게 펴집니다. 쌀밥을 천천히 꼭꼭 씹을수록 은은하게 쌀 향과 맛이 우러나듯 시도 우리에게 은은한 봄 내음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게 우리는 봄을 보았습니다.

입에 착착 감기는 시어들이 꿈틀꿈틀 우리의 망상을 헤집고 다닙니다. 시어의 부드러운 감촉이 혀에 느껴질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듯 설레고 기쁩니다. 일상을 죄는 긴장의 끈을 여기에서는 살짝 놓습니다. 시를 따라 느릿느릿 봄 결을 걷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그 짧은 시간에 일상의 묵은내는 스르륵 사라집니다.

()한 잔 할 시간(詩間) 있으세요?

 

어르신들의 허락을 받아 사진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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