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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떠올리기만 해도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앞에 있는 <문화동 벅수>.
멍청이, 바보를 달리 부를 때 ‘벅수’라고 한다.
또한, ‘벅수’는 통영지역에서 마을 어귀 등에 장승처럼 세웠다.
문화동 벅수 그 앞에 서면 기분이 덩달아 좋다.
'···오만 사램이 날 보고 참하다 카고 동리에 나서기만 하믄 총각놈들이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한분이라도 더 치다볼라꼬 미치는데 길상이는 벅수란 말이까?‘
삼도수군통제영 앞에 있는 벅수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박경리 선생이 쓴 대하소설 <토지>에도 벅수라는 단어가 나온다.
머리에는 벙거지를 쓴 벅수는 이마는 주름이 깊게 패어 있고 코는 뭉툭하고 눈은 쏟아질 듯 크고 튀어나왔다. 활짝 벌어진 입에는 어금니가 내뻗었지만 무섭지 않다. 오히려 정겹다.
일상 속 긴장을 스르륵 풀어지게 한다.
통영에 나만의 수호신이 바로 통제영 앞에 있는 문화동 벅수다.
#벅수 #장승 #바보 #멍청이 #문화동벅수 #삼도수군통제영 #통영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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