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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가다 만난 보석처럼 빛나는 호수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1. 12.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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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과 봉우리와 맑디 맑은 계곡을 간직한 넉넉한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 지리산의 높이는 1915m로 그 정상에 천왕봉이 있다. 구름바다 위로 붉은 빛을 토하며 솟구쳐 오르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 천왕봉으로 오른다. 우리 민족의 기상이 어린 그곳을 찾기 위해 가장 빠른 최단거리 코스는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올라가는 길이다.

 

 

 

빨리 산 정상에 올라가는 지름 길을 지리산은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중산리로 가기 위해 진주시에서 버스 등의 차를 타고 가면 먼저 산청군 신안면 원지로 방향을 틀고 단성면을 지난다. 단성면소재지를 지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로 선정된 남사예담촌이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경북 안동에 하회마을이 있다면 경남 산청에는 남사예담촌이 있다. 지리산 초입의 이 작은 마을의 해묵은 담장 너머로 엿보이는 풍경은 유난히 정감 있고 고풍스럽게 느껴지게 한다.

 

 

수령 300년의 회화나무가 X모양으로 서로 포옹하고 있다. 이 나무 밑을 부부가 함께 거닐면 금실 좋게 백년해로 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남사예담촌 마을을 한바퀴 돌아 다시금 발길을 재촉해 향하다 보면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입간판이 천왕봉으로 향하는 직진이 아닌 오른쪽 길 좁은 다리를 건너게 한다. 솔거가 그린 소나무 벽화에 날아가는 새가 부딪쳤다는 전설이 깃든 단속사 절터가 남아 있는 운리가 손짓하기 때문이다.

 

 

좁은 길을 지나면 산으로 둘러 쌓인 곳에 너른 들이 나온다.

 

 

통일신라 때 창간한 절은 이제는 보물 72호와 73호인 단속사지 동삼층석탑과 서삼층석탑이 남아 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언제 끝날까 벌써 초겨울의 날씨에 봄을 기다린다. 이곳 단속사지에 봄의 전령, 매화로 유명한 정당매가 반갑다. 고려 말의 강회백(姜淮伯)은 과거시험을 준비하며 절에서 공부하며 매화 한 그루를 심었다. 그뒤 강회백이 벼슬이 정당문학(政堂文學)에 이르러자 이 매화나무를 정당매 (政堂梅)라 불러오고 있다.

 

 

수령이 600여 년이 넘은 이 매화나무에 다시금 꽃이 필 무렵이면 봄 오는 소식을 먼저 들을 수 있겠지.

또한 단속사지는 지리산 둘레길 8코스의 시작점이다. 산청군 단성면 운리마을 단속사지 앞에서 출발하여 시천면 덕산고등학교까지 약 13.1Km에 5시간이 걸린다.(운리마을-백운계곡-마근담입구-덕산)

 

 

굳이 정해진 둘레길을 거닐지 않아도 되거나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다면 단속사지를 뒤로 하고 계속 앞으로 나가도 좋다. 지리산 천왕봉가다 옆으로 빠져 만난 보석처럼 빛나는 호수. 산이 좋고 물이 좋다.

 

 

 

단속사지를 지나면 청계호수가 5분 거리에 있다. 청계호수는  한국농어촌공사 진주-산청지사에 관리하는 농업용수 저수지다. 4900만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올해로 103년 역사를 가진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가 전국에 무려 3000개가 넘는다니 수자원전문기업이라는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아름다운 산세에 호수가 더해져 더욱 운치를 더하는 까닭에 전원 생활을 꿈꾸는 이가 많은지 모르겠다.

 

 

이곳에는 비단 농업만이 아니라 그 아름다운 풍광으로 도회지에 나갔다가 귀농하거나 귀촌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그림 같은 집을 지어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산청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다희(24)씨는 다섯 살 때 부모님을 따라 경남 김해시에서 이곳으로 들어와 살고 있다. 정 씨는 “산이 마치 바람막이처럼 둘러싸고 있어 오히려 이곳이 따뜻해 저희 부모님도 딸기농사를 합니다.”며 이곳을 자랑한다. 청계호수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에 최근 귀농하거나 은퇴 뒤 전원주택을 지어 살아가려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실제 어천계곡 일대는 주택들은 펜션이나 별장처럼 운영되어 원주민보다 외지인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한다.

 

청게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에 민박이나 펜션에서 하루를 묵어도 좋지만 맛깔스런 음식으로 여행의 피곤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호수 주위에 있는 <돌담>의 자랑 ‘치킨해물스튜’와 ‘돈사태참소라찜’은 달콤한 맛에 피로는 어느새 날라가 버린다. 산 좋고 물 맑은 이곳에 먹는다면 뭐든지 맛있지 않을까마는 이런 맛난 음식탓에 길이 S로 험난해도 인근 각지에서 소리소문없이 찾아와 즐기고 간다.

 

 

 

 

배가 부르면 주위 경치에 의지해 유유자적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경상대학교 이갑열 교수의 <이갑열미술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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