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냉면 맛집 넘버원, 진주 황포냉면
말만 들어도 시원합니다. 무더위가 물러나는 느낌. 여름 별미 진주냉면입니다. 평양 부벽루와 진주 촉석루처럼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은 우리나라 냉면의 쌍두마차입니다. ‘수돗물’이란 평이 있을 정도로 슴슴한 평양냉면에 비해 진한 해물 육수의 진주냉면은 깔끔합니다. 그 명성답게 진주에는 냉면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 여럿 있습니다. 하연옥, 산홍냉면 그리고 황포냉면입니다. 아마도 진주냉면 맛집 TOP3 안에 들어갈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모두 모인 저녁. 무더위를 이겨낼 보양식으로 우리가 선택한 곳이 황포냉면입니다.
남해고속도로 진주나들목(진주IC) 근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택가를 지나자 드넓은 주차장이 나옵니다. 오후 7시가 가까워지는 시각인데도 주차장에는 차들이 즐비합니다.
평일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영업한다고 합니다.
벽면 한쪽에 걸린 만화 <식객>을 그린 허영만 화백이 2007년 다녀가며 그린 캐리커처가 인상적입니다.
그 앞으로는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올 손님을 대비한 물티슈와 가위 등이 세팅된 쟁반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홀이 나옵니다. 한쪽에는 단체석이 있습니다. 홀이 넓지만, 사람들이 많고 원목 탁자와 의자가 촘촘히 있어 다소 불편하기도 합니다.
저와 마나님은 물냉면, 큰아들은 특미(섞음) 냉면, 막내는 비빔냉면과 만두를 각각 주문했습니다. 주문은 종이에 주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자리에 앉자 온육수가 든 주전자가 따라옵니다. 황금빛 육수는 닭을 고운 듯한 맛도 납니다. 진하고 고소합니다.
이어서 구운 달걀이 인원수에 맞춰 나옵니다. 입맛을 다셨습니다.
만두가 나옵니다. 만두피 속에 호박이 색다른 맛으로 다가옵니다.
달걀과 만두로 입맛을 다시고 있으니 주문한 냉면들이 차례차례 우리 앞으로 왔습니다.
진주냉면 하면 떠오르는 소고기에 달걀옷을 입힌 육전과 함께 오이, 배, 무 등이 층층이 아파트를 이루듯 살얼음 위로 올려졌습니다. 진주는 남해가 가까워 마른 명태 대가리, 건새우 같은 해물로 육수를 우려냅니다.
'남진주 북평양'이라는 말처럼 진주는 진주검무, 한량무 등 교방의 춤과 함께 곁들여지는 각종 연회 잔치 음식인 교방 음식이 발달한 '교방(敎坊) 문화'의 본고장입니다. 진주 선비가 된 양 즐겁게 냉면을 맞아들입니다.
비빔냉면에 황태가 육전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낯섭니다. 가지미식해 같은 풍광이기도 합니다. 비냉은 육수가 없어 온육수를 곁들여 비볐습니다. 붉은 양념으로 꽃단장한 황태라 쫀득쫀득 씹는 맛이 괜찮습니다. 그렇게 맵지는 않습니다.
특미냉면인 섞은 냉면은 육수가 곁들여져 비비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갈색빛의 메밀면 사이로 고명들을 비빕니다. 입안에 침이 벌써 고입니다. 살얼음 육수를 마십니다. 이가 시린 듯 시원한 육수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자, 온몸의 묵은 때와 함께 더위도 씻어 갑니다.
국수 음식은 장수하라는 의미도 곁들여 잘라 먹지 않는 게 좋다지만 졸깃한 면발을 그대로 면 빨아들이기(면치기)는 부담스러워 가위질을 3번 했습니다.
후루룩후루룩….
냉면이 노래를 부릅니다. ‘냉면 별곡’이 우리 몸과 마음에 울립니다. 산채가 풍성한 지리산과 신선한 해산물을 조달할 수 있는 바다가 가까운 진주는 농수산물이 풍부한 까닭에 음식 맛을 맘껏 뽐낼 수 있습니다. 진주냉면의 맛은 깊고 풍성합니다.
음식맛은 극히 주관적이지만 우리 가족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었습니다. 진주냉면 맛집 넘버원으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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