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상평동 큰들나루터, 남강 나루터의 흔적을 만나다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2026. 3. 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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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도심에는 남강을 건너는 다리가 여럿 있습니다.

진주댐 아래부터 희망교와 천수교, 진주대교, 진주교, 진양교, 상평교, 김시민대교, 남강교, 금산교가 진주 도심을 감싸듯 흐르는 남강의 양편을 이어 줍니다. 차를 타면 남강은 금세 뒤로 밀립니다. 건너는 일은 쉽고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다리가 없던 시절의 진주는 어땠을까. 사람들은 어디에서 강을 건넜을까. 그 흔적을 찾아간 곳이 경남일보사 맞은편 남강변 큰들나루터 표지석입니다.

상평동 남강변에는 큰들나루터 표지석 두 기가 서 있습니다. 하나에는 큰들나루터 웃돌, 다른 하나에는 큰들나루터 아랫돌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처음 보면 작은 표지처럼 보입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면 풍경의 결이 달라집니다. 붉은 자전거길이 곧게 놓여 있습니다.

둔치 아래로는 돌계단이 이어집니다. 얕은 물과 모래톱도 눈에 들어옵니다.

평온한 강변입니다. 이름을 읽는 순간 오래된 남강의 시간이 함께 떠오릅니다. 사람이 건너고 짐이 오가던 나루의 기억입니다.

 

큰들이라는 이름에 남은 상평동의 지형 기억

상평동의 옛 이름은 큰들이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넓은 들판이 있던 곳입니다. 남강이 오랜 세월 빚어낸 범람원입니다. 강은 진주를 적시는 물길이었습니다. 삶을 잇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큰들나루터는 그 물길 위에 놓인 생활의 자리였습니다. 상평동 일대의 물자와 들판의 곡식, 사람들의 발길이 이곳에서 만나고 갈라졌을 것입니다. 지금은 길이 육지에 놓였습니다. 예전에는 강이 길이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웃돌과 아랫돌이라는 이름도 눈길을 붙잡습니다. 물높이가 달라지면 배를 대는 자리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강의 수위와 흐름에 맞춰 나루의 자리도 움직였을 것입니다. 자연을 거슬러 고정하기보다 물길의 형편에 따라 길을 냈던 삶의 방식이 읽힙니다. 큰들나루터는 돌 하나로 끝나는 유적이 아닙니다. 남강을 읽는 감각이 남은 자리입니다.

 

배는 사라졌지만 나루의 이름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진주에서는 다리가 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동은 더 빨라졌습니다. 강 건너기는 더 익숙해졌습니다. 큰들나루터 앞에 서면 다리가 놓이기 전, 사람들은 어떻게 강을 건너며 하루를 이어 갔을까 궁금해집니다. 표지석이 지금도 제자리를 지키며 답하는 듯합니다.

지금 현장에는 배가 없습니다. 사공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선착장의 흔적도 또렷하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남은 것은 이름입니다. 자리입니다. 표지석입니다. 큰들나루터 표지석은 상평동이 한때 사람을 건네고 삶을 이어 주던 물길의 마디였다는 사실을 조용히 붙들어 둡니다.

나루는 늘 이쪽과 저쪽을 잇는 자리였습니다. 큰들나루터 앞에 서 있으면 남강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냥 흐르는 강이 아닙니다. 기억을 실어 나르던 길입니다. 배는 사라졌습니다. 이름은 남았습니다. 나루터 이름 덕분에 지금 걷는 강변도 조금 전과는 다르게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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