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을 것인가, 문제가 남을 것인가?- 진주역사 골든벨
2000년 3월 31일부터 2020년 6월 28일까지 KBS1에서 100명의 패기 넘치는 청소년들이 50문제에 도전하는 퀴즈 프로그램이 <도전 골든벨>입니다. 50개의 문제가 출제되며, 학생은 문제를 듣고 답을 자신의 답안 판에 씁니다. 문제를 맞히지 못한 학생은 장외로 나가게 되며 문제를 풀수록 살아남은 사람의 수가 적어져 최후의 1인이 마지막 50번째 문제까지 다 풀게 되면 "골든벨"을 울릴 수 있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처럼 진주성에서도 10월 21일 ‘2023 진주역사 골든벨’이 열렸습니다.
이날 오후 1시. 골든벨 대회가 열리는 진주성 임진 대첩 계사 순의 단 앞 광장 특설무대 주위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책을 펴든 채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오후 2시에 열리는 참가자들인 모양입니다.
진주역사 골든벨 참가 자격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가족, 연인, 친구, 회사 동료 등 선착순 300명의 참가 신청을 받았습니다. 올해 진주역사 골든벨 선정 도서는 ‘위풍당당 진주성’, ‘진주 문화유산과 친해지기’, ‘스토리 오브 진주’이며, 진주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관한 문제도 출제되었습니다.
아마도 모두가 대회에 나가기 전에 집에서 선정 도서를 중심으로 많이 공부했을 겁니다.
행사를 앞두고 가을 하늘답지 않게 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행사 앞둔 30분 전 주최 측인 향당의 상임고문이자 문제 출제자인 황경규의 행사 진행 안내 등이 있었습니다.
대회 참가자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입니다. 이 행사 참여 자체를 즐기며 기념사진을 환하게 찍는가 하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선정 도서를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사람의 진지한 표정까지.
행사장은 흥겨운 축제와 공부하는 면학 분위기가 묘하게 흐릅니다.
오후 2시. 드디어 행사가 시작입니다. 국민의례를 하면서 태극기를 바라보는 참가자의 눈망울이 어느 때보다도 빛나는 것을 느낍니다.
참가 신청을 하고도 참여하지 않는 이가 의외로 많았습니다. 아마도 공부하지 못해 가능성 없다고 일찍 포기하고 개천 예술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 장으로 놀러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품 추첨에 열성인 분들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행사를 즐겁게 하는 볼거리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쉽습니다. 그리고 어렵습니다. 아는 문제라면 쉽게 풀 수 있지만 때로는 진주 역사 속으로 깊이 들어가야 아는 내용도 있습니다. 알쏭달쏭한 O, X는 헷갈리게도 합니다.
본선 진출자를 가려내기 위해 패자 부활전이 있었습니다. 탈락해도 부활할 기회이기에 더욱더 출제자의 말에 다들 귀를 쫑긋 세웁니다.
본선 진출자가 결정이 나고 다시금 결선 10명이 뽑힐 때는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결선 진출자 10명 중 2명을 더 뽑아야 하는데 모두가 정답을 내는 까닭에 결선 진출자를 선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드디어 결선 진출자 10명이 선정되고 이들을 상대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상금을 주는 등위가 정해집니다.
우승자에게는 300만 원의 우승상금이 수여되며, 준우승에는 상금 100만 원, 3위부터 5위까지는 각각 20만 원의 상금, 6위부터 10위까지는 각각 10만 원의 상금을 줍니다.
한 명 두 명, 결선 진출자 중에서 탈락자가 나옵니다. 최후의 3인이 남았습니다. 결국 1인이 떨어져 우승을 놓고 2명이 자웅을 겨룹니다. 이들은 정답을 함께 맞혀 여러 번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최후의 1인이 나왔습니다. 짧지만 즐거운 역사 공부 시간이었습니다. 행사 자체가 우리 사는 진주의 문화와 역사에 보다더 관심을 가지게 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행사장을 찾은 조규일 진주시장이 낸 문제의 정답은 최근 복원한 진주성 중영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갈 무렵 중영 앞 공북문에서 수문장 교대 의식이 있었습니다. 역사는 지금 우리 곁에서 우리와 호흡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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