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창원 가볼만한 곳 - 창원 진해 군항마을기록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6. 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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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대화하는 창원 진해 군항마을 기록관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 끊임없는 대화(History is 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라고 합니다. 진해 군항 마을 역사관이 이에 부합하는 아담하지만, 큰 역사 기록관입니다.

 

진해의 옛 도심인 중원로터리에는 진해의 역사라 동그란 원을 따라 새겨져 있습니다.

 

 

여덟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길 중에서 근대거리를 향해 걸었습니다.

 

벚나무들이 시원하게 터널을 만든 길을 따라 걷다가 <진해 군항 마을역사관>이라는 여느 상가 건물과 다른 간판이 먼저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우리 마을 군항 역사 구경하고 가세요.’라는 인사가 적힌 문을 열자, 근대 진해의 역사가 와락 밀려옵니다.

 

 

먼저 1910년대 진해면의 커다란 사진이 우리를 반깁니다. 좀 전 지나온 중원로터리를 가운데 둔 당시의 풍광 속으로 우리는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흑백사진 아래에는 묵은 책들이 오늘 시간 여행을 떠나는 우리의 길라잡이를 합니다.

 

 

찬찬히 걸음을 옮기면 중원로터리 한가운데 있었던 수령 1,200여 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 사진과 진해에 심었던 벚나무 뿌리가 보입니다. 오랜 나무는 이제 없습니다.

 

 

조국 광복과 함께 일본인들이 진해시가지에 심었던 벚나무들이 식민지 잔재 청산이란 명분으로 베어졌다가 1960년대 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 왕벚나무로 알려지면서 다시 진해시가지에 벚나무가 심어진 내력을 들려줍니다.

 

 

일제강점기를 관통한 계획도시 진해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근대 역사이기도 합니다. 진해의 근대 생활 모습과 주요 시가지를 담은 사진에서 지금도, 당시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눕니다.

 

 

1층 전시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갑니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천장 서까래 아래 모형 비행기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덕분에 창공을 나는 기분입니다.

 

 

제1회 진해군항제 당시, 아이를 포대기에 업고 구경나온 아낙들의 사진에서 지금 이들은 어디에서 무얼 할지 궁금해집니다.

 

 

주요 건물들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연이어 있습니다. 현 기록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근대 건축들입니다.

 

 

진해를 방문했던 백범 김구 선생이 지역 유지들과 찍은 기념사진 등에서 진해를 방문한 거인들의 흔적을 엿봅니다.

 

 

로망스다리에 활짝 핀 벚꽃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벚꽃 사이를 지나면 진해 옛 지도가 우리를 근대에서 좀 더 먼 중세로 이끕니다.

 

 

금연의 시대지만 불과 십수 년 전에는 담배가 일상이었던 흔적이 전시대 담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좀 더 흐르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인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이제는 아득하기만 한 일제강점기 진해경찰서와 초소가 시간 여행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작지만 큰 기록관을 둘러보고 나와 군항 마을과 근대 역사 이야깃거리를 걸었습니다.

 

 

일본 군인들이 군항 예정지 획정을 위해 측량하고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측량 기구를 넘어뜨리고 주먹다짐하는 등으로 이들을 내쫓은 항일 정신을 기리는 조형물이 아픈 근대의 역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기록관에서 봤던 근대 건축물들이 테마 거리에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외면하고 싶은, 지우고 싶은 역사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시대는 달라도 불멸의 가치는 변치 않습니다. 시대를 넘어 이어온 대한민국의 역사가 여기에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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