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사진전, 진주사진갤러리 루시다 "배틀하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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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재미난 싸움 구경, 사진배틀-진주루시다 "배틀하자"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과 불구경이라고 합니다. 제일 재미난 구경이 진주 배건네 망경동 루시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진주·진해·부산 사진 단체 릴레이 전시전인 "배틀하자"가 그러합니다.

 

 

날이 꾸릿꾸릿한 날이었습니다. 언제 비가 와도 그만인 찌푸린 하늘 배경으로 가장 밝은 별 LUCIDA(루시다)을 찾았습니다.

 

 

진주 촉석루 바로 맞은편인 망경동에서 이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 별을 찾듯 고개 들어 올려다보면 목욕탕 굴뚝이 나오는데 바로 그곳입니다. 옛 목욕탕을 개조해 카페와 사진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등을 겸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곳입니다.

 

 

건물 앞에 이르면 바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소망의 빛>이라는 색다른 조형물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먼저 이끌기 때문입니다. <소망의 빛> 옆 담장에는 한 잎의 고백 정진혜 거리라는 팻말과 함께 작품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본격적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향긋한 커피 내음이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커피향을 뒤로 하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사진 전시실 <루시다 갤러리>가 나옵니다.

 

전시 공간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우리는 연어가 됩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번 싸움(Battle)은 처음이 아니라 세 번째입니다. 오는 818일까지 사진으로 배틀하자 3’를 열리는데 기록, 기억의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진주 루시다사진아카이브연구회, 진해 더 푼크툼, 부산 포토랩 LC 3개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 단체가 참여해 차례대로 보여주는 사진전입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이 시간여행을 떠나는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다행히 안전띠를 묶지 않아도 됩니다. 일상 속 딱딱하게 굳은 근육은 걸음걸음 사진을 관람하면서 풀어집니다.

 

먼저 홈팀이라고 할 수 있는 진주 지역 김남효·문도실·윤창수 작가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고향을 이야기하는 작품들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윤창수의 아버지의 땅, 엄마의 집 앞에서는 내 아버지, 내 어머니가 사진 속에 투영되어 보입니다.

 

 

맞은 편에는 이곳이 과거엔 한 아이의 놀이터였다. 기억 속 고향은 수몰되어 사라졌다.’라는 문도실의 사진들이 담담하게 우리를 반깁니다. 빛바랜 듯 담담하게 다가오는 흑백사진 곁에 써진 글귀가 다시금 사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합니다.

 

 

전시실이 꺾기는 막다른 곳에는 연어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라는 김남효의 작품들이 우리의 발길과 눈길을 붙잡습니다.

 

 

전시실을 둘러보는 동안 우리는 이제는 갈 수 없는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가는 길동무가 되었습니다.

 

아쉬움은 사진 전시실을 나와 카페에서 커피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되새김 합니다.

 

 

아울러 한쪽에 전시된 각종 사진기를 찬찬히 구경합니다.

 

 

스파이가 쓸 것 같은 앙증스러운 카메라도 있고 개인적으로 사진 배울 때 만난 첫 카메라인 미놀타 X-300도 저만치에서 알은체합니다.

 

 

아마도 순차적으로 열리는 사진전을 보러 몇 번은 더 걸음을 할 듯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싸움 구경을, 사진 배틀을 마다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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