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연해주로 떠난 즐거운 일식 여행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8. 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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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연해주로 떠난 즐거운 일식 여행

 

사는 동안 힘든 순간을 만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힘든 순간도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어느새 입꼬리는 올라갑니다. 추억의 힘입니다. 추억 하나 만들고 싶어 본격적인 가족 여름휴가를 앞두고 마나님과 맛의 여행을 떠난 곳이 진주 평거동 연해주입니다.

입구 마당에는 하얀 자갈돌이 깔려 있습니다. 마치 하얀 거품을 머금고 웅장한 소리를 내며 바위에 힘껏 부딪히는 파도가 떠오릅니다.

하얀 마당을 지나면 바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전면의 벽면을 돌아 하얀 자갈이 깔린 사이로 징검다리 같은 돌을 내딛고 나무 대문을 열면 각종 찻잔과 주전자가 한쪽 벽면에서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이를 지나면 정면에서 사케 등이 책처럼 진열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룸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손 닦을 물수건과 젓가락이 정갈합니다.

일본은 젓가락을 옆으로 놓습니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젓가락 상대방을 향하지 않고 가로 방향으로 놓여 있습니다. 젓가락이 옆으로 놓여 있다는 것은 시작과 끝이기도 합니다. 식사를 끝내면 그릇 옆으로 놓으면 식사를 마쳤다는 뜻이 되기도 한답니다.

 

잠시 후 결명차를 잔에 부어줍니다. 덕분에 쌉싸름하면서도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오늘 우리 부부가 먹을 식사는 시그니처입니다. 차완무시와 츠마미 4, 무시아외비, 사시미, 지라시동과 스미모노, 메로 스테이크, 덴뿌라, 솥밥과 매운탕, 녹차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나오는 순서입니다.

 

메뉴판을 보면서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고 일상 속 긴장이 풀어집니다. ‘이야기할 연(), 바다 해(), 술 주()’

 

음식은 1인 별로 개별 플레이트로 나옵니다. 독상(獨床)입니다. 조선시대 왕실뿐 아니라 양반가에서 독상을 기본으로 하는 문화가 이어져 왔던 독상 문화를 여기서 만나니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진주지역의 비빔밥을 일컬어 꽃밥, 칠보화반이라고 하는데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와 함께 나온 다섯 가지 입가심 음식들이 꽃처럼 아름답습니다. 덕분에 눈으로 먼저 즐겁게 식사합니다.

아귀알로 만든 음식은 고소한 듯 구수합니다. 본격적으로 음식이 들어간다고 알려주는 듯합니다.

 

사케에서 4시간여 절여 만든 일본식 전복찜인 무시아와비. 전복 내장 소스와 전복 등이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여주는 데 잊어버렸습니다. 나오는 이름을 안다면 더욱 맛나게 먹을 듯한데 기억하는 머리 용량이 부족한 게 아쉽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시미가 들어오기 전 들어오기 전 마치 작은 주방인 듯 갖가지 소스가 들어옵니다.

드라이아이스에서 뿜어져 오는 하얀 수증기 사이로 본격적으로 생선회가 주인공인 양 등장합니다.

 

광어, 농어, 참돔, 참치(뱃살과 속살 등). 한 점 한 점 다양한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감태에 싸 먹어도 색다릅니다.

해삼 내장 젓갈인 고노와다에 찍어 먹자, 바다가 입안에서 춤을 추는 기분입니다.

 

하나의 요리가 끝나고 다음 맛을 기다립니다. 식욕이 용솟음 치는 나를 기다리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덮밥이 조개탕 우린 물이 주전자에 담겨 함께 나옵니다. 지라시동입니다. 근데 덮밥의 모양새가 황포돗대가 아니라 검정 돛대처럼 보입니다. 바다로 나아가는 기분입니다.

주전자에서 작은 잔에 부어 마십니다. 취합니다. 해물의 깊은맛에 취합니다.

 

우리 부부는 갈수록 말이 없습니다. 이야기할 연()해주에서 입은 말을 잃었습니다. 입은 나오는 음식 하나하나 우러나는 깊은맛에 그저 감탄사를 낼 뿐입니다.

 

빵가루를 튀겨 눈송이처럼 깔린 위로 새우, 고구마, 애호박, 단호박의 덴뿌라가 등장합니다. 바삭바삭한 튀김에 입안에서 찬란하게 호박과 새우가 튀김옷을 입고 부서집니다.

 

메로 스테이크가 나옵니다. 메로를 주인공으로 차려진 접시가 바다 한가운데 섬처럼 보입니다. 맛있는 섬에 앉아 푸른 바다와 하늘을 만납니다.

솥밥과 매운탕이 나옵니다. 이제 우리의 식사가 마무리를 향해 내달립니다. 종업원이 직접 솥밥을 비벼 줍니다.

밥은 제 입에 너무 달아 아쉽습니다. 매운탕은 개운합니다.

 

이어서 녹차 아이스크림이 작은 단지에서 나왔습니다. 달고 달고 달디단 밤양갱처럼 달면서 녹차 본연의 차 맛이 함께합니다. 씁쓰레하면서 달고 답니다.

오늘, 사랑하는 마나님과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연해주에서 즐거운 미식 여행을 떠난 기분입니다. 연해주, 우리 자신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내돈내산이 아닌 업체 후원 받은 후기지만 오후 7시에 들어가 오후 9시에 나온, 이야기가 음식과 함께 꽃을 피우고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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