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역사 60년 만에 바뀔까?-서정인의원, 진주는 소가야계통
역사는 움직이는 생물 같습니다. 새로운 유물이나 유적이 나오면 기존의 학설은 바뀔 수 있습니다. 1980년대 학창 시절 진주 역사를 공부할 때 6가야 중 하나인 고령가야의 고도(故都)라고 배웠습니다. 진주는 고령가야가 아니라 소가야 계통이라고 주장한 시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서정인 의원입니다. 역사 학자도 아닌 시의원의 말이라 의심이 갈까요? 아닙니다.
서 의원은 “가야사 연구는 10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진주 역사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9대 의회가 시작하면서 일명 가야사연구회라는 의원 연구단체 ‘진주 역사 문화자원 정책개발연구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연구회는 서 의원이 회장을 맡았으며 강진철, 윤성관, 강묘영, 박미경, 박재식, 박종규, 신서경, 오경훈, 이규섭, 전종현 의원 등 총 11명의 의원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연구회는 전문 학자의 강의도 듣고 현장 답사도 가는 등 진주가 고령가야가 아니라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연구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잘못 알려진 진주의 고령 가야설에 따르면 6가야는 금관·대·소·아라·성산·고령가야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하면 그렇게 나옵니다.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유물과 유적이 발굴되면서 학설은 바뀌어 가야는 6개국으로만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면 어쩌면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처럼 여러 나라가 낙동강 서쪽으로 분포했다고 합니다.
경상국립대 사학과 조영제 명예교수는 <진주의 선사·가야문화>에서 “음운학(音韻學)적인 연구 방법은 명확한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관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비정이 가능하다. 이 지역에는 6가야 가운데 하나인 고령가야가 있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며 진주의 고령가야 설을 부인했습니다.
그럼에도 진주는 고령가야라는 잘못 알려진 사실에 지금도 진주시청 홈페이지 진주 연혁에서도 “가야 시대에 고령가야의 고도”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진주시사(晉州市史)를 비롯해 다양한 진주 역사를 기록한 서적에서도 그러합니다.
올해 30년 만에 새로이 편찬 작업에 들어갈 진주 시사에 올바른 진주 역사가 기록되길 서정인 의원은 바랍니다. 2023년 12월 12일 회의 5분 자유발언을 이용해 서 의원은 진주는 고령가야가 아니라 소가야계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 의원의 5분 발언은 진주의 올바른 고대사를 배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1994년 진주시와 진양군이 통합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발행된 진주시사 상권(에 따르면 진주시 연혁은) 가야시대에는 가야연맹의 고령가야로 추측되고, 2001년도 발간된 진주시 의회사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고령가야의 고도로 추정된다’ 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말이 맞는 말일까요?”
“진주가 고령가야라는 학설(은) 지금부터 65년 전 그러니까 1959년 진단학회 이병도라는 역사학자가 쓴 한국사 고대편입니다. 이분은 일제강점기 ‘조선사 편수회’에서 활동한 식민사학자 중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아라가야는 현 함안, 대가야는 현 고령, 성산가야는 현 성주, 소가야는 현 고성, 고령가야는 현 진주? 그리고 고령가야 진주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습니다. 필자는 각주에서 ‘고령가야는 진주의 옛 지명 거열이라든지 거타라든지 그런 이름과 그리고 거리를 고려해서 진주에 비정하고 싶다.’ 이렇게 매우 역사책에는 보기 드문 애매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진주의 옛 지명 거열과 거타가 첫 음이 기역이고 고령도 기역이니까 그 말이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다른 가야와 가까운 진주를 고령가야로 정하고 싶다는 필자의 바람을 적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일 이후 ‘진주는 고령가야로 추정한다’라는 하나의 학설로 고정화된 것입니다. ”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두 사서에서도 고령가야가 지금의 상주, 함창에 있었다고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으므로 음상사와 거리를 근거로 고령가야를 진주라고 추정하는 견해는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정인 의원은 “진주는 고령가야가 아니라 소가야 계통임이 밝혀지고 있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자유발언을 갈무리했습니다. 진주 초기 역사를 바로 밝히는 것은 우리 시의 정체성을 바르게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공부하고 답사하며 올바른 진주 역사를 위해 노력한 서정인 의원을 비롯한 시의원 노고에 시민으로서 격려와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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