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한산대첩축제, 즐기기 풍성한 강구안<통영 수·문·장터>
올해 여름휴가는 통영입니다. 여름에 맞서듯 조선을 침략한 일본 수군을 물리친 한산대첩의 영광이 울리는 통영으로 떠나면 통영한산대첩축제를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한산대첩 432주년과 한산도 통제영 설치 431주년을 기념하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구국 정신을 기리는 이번 축제는 섬 지역을 비롯한 통영 곳곳에서 열립니다. 어디를 가도 좋지만, 삼도수군통제영과 중앙시장이 가까운 강구안으로 가면 먹거리와 구경거리가 풍성한 <통영 수·문·장터>가 열립니다.
▣ 제63회 통영한산대첩축제
기간 : 2024.08.09.(금)~2024.08.14.(수) 18:00~22:00
장소 : 한산대첩 광장과 통영시 일원
주최 :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요금 : 무료(부분 유료)
통영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 모인 중앙시장을 가로질러 가면 강구안이 나옵니다. 축제 주무대인 한산대첩 광장과 지척인 곳입니다. 통영 사람들의 일상이 싱싱하게 녹아있는 시장을 벗어나자 푸른 하늘과 바다가 앙상블로 우리를 파랗게 물들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축제의 현장을 즐기기 그만입니다. 먼저 저만치에서 정박한 거북선을 중심으로 일본 수군과 조선 수군의 울창한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입니다. 깃발 사이로 이곳 출신 유치환의 시 깃발이 떠오릅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위에 /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깃발은 바람이 없으면 펴지지 않습니다. 침략군 일본군에 맞선, 평화를 염원한 조선 민중의 바람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하나 되어 전란을 이겨내었습니다.
깃발의 아우성을 지나 과거의 축제를 담은 사진전을 구경합니다. 축제가 사진 너머로 우리에게 한산대첩을 즐기라고 일러줍니다.
걸음은 경남/전남 상생 이순신 축제 공동홍보관에서 멈췄습니다. 전남 관광 앱에 회원가입하고 체험을 단돈 100원에 구매하면 오는 10월 18일 전남 진도에서 열리는 명량대첩 축제에서 다양한 경품을 준다고 합니다. 한산대첩의 승리가 명량대첩으로 이어지는 기분입니다.
통영 바다 알아보기 부스에서 통영 바다와 문화를 엿봅니다. 옆 통영 케이블카, 디피랑 등을 소개하는 부스에서는 통영의 볼거리 중 고갱이만 먼저 둘러봅니다.
<통영 바다 강태공을 찾아서>에서는 바다를 사랑하는 강태공이라면 이것만 꼭 기억하시라는 당부도 듣습니다. 바다 환경 사랑의 다짐도 곁들입니다.
통영 바다에서 난 횟감도 무료 시식할 수 있습니다. 준비 중이라 입맛만 다시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장터가 열렸습니다. 지역민들이 만든 각종 물건이 눈길을 끕니다.
앞에는 밤이면 달과 함께 둥실 바다를, 밤바다를 구경하는 승선체험장이 보입니다. 보고 즐길 거리에도 여름 볕이 뜨겁습니다. 무더위 쉼터에 들어서자 커다란 얼음덩어리들과 코끼리 에어컨이 숨을 고르게 합니다.
무더위를 잠시 잊자, 조선 수군 체험 공간들이 나옵니다. 실제 동아시아 국제전쟁 때 한산도에 설치된 삼도수군통제영에서 무과시험도 치렀습니다. 병서를 활용하여 진을 펼치기도 하고 일본 대장선을 향해 포도 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강구안 정자 쪽으로 향했습니다.
정자에서 병풍처럼 펼쳐진 풍광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건넵니다.
정자를 내려와 마실 나온 듯 어슬렁어슬렁 기분 좋게 축제 현장을 둘러봅니다. 조선 수군들이 입던 옷을 체험해 볼 수도 있고 조선 수군이 먹었던 음식을 직접 조리(?)할 수도 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불이 들어오면 더욱 멋진 야경을 만들어낼 토끼 조형물들이 앙증스럽게 저만치에서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곁으로 동아시아전쟁(임진왜란) 3대 대첩인 한산대첩과 진주대첩, 행주대첩의 캐릭터가 나란히 있습니다.
곳곳에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우리를 유혹합니다. 인증사진을 남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룰렛을 돌려 행운을 잡을 수도 있는데 꽝은 없습니다. 모두가 재미나게 즐길 뿐입니다.
한산대첩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조선 함대에서 신호로 활용한 연들이 하늘을 수놓습니다. 덩달아 우리 마음들도 둥실 하늘을 날아갑니다.
해상 무대에서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입니다.
여름 작열하는 태양도 한결 부드러워지는 기분입니다. 모두가 평화롭습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에 일상의 묵은때를 씻습니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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