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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한낮의 열기가 식어가는 퇴근길.
얇게 입힌 튀김옷을 입은 치킨 한 마리에 노랗게 익은 맥주 한 잔만큼 좋은 만남은 없다.
그럼에도 유혹을 이겨내고 진주문고에 들렀다.
<1945년 해방 직후사>를 샀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의 강의를 본 뒤 참을 수 없었다.
짧은 해방의 기쁨은 긴 분단의 아픔으로 다가온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저자는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1945년 해방 이후의 몇 개월의 시간을 아주 상세하게 우리에게 들려준다.
짧지만 긴 그 시공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재가 깃들어 있다니….
책 욕심이다. 덕분에 치맥도 이겨낸다.
집에 와서 후다닥 읽으려 했다.
좌식 의자에 우리집 냥이 ‘나래’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
녀석의 안락을 뺏을 수 없다.
먼저 앉는 이가 임자이니.
베란다로 나가는 길목 앞에 앉았다.
오가는 바람이 맥주만큼이나 시원하다.
고단한 하루를 이겨낸 우리에게 주는 좋은 위안. 치맥 같은 독서다.
#퇴근길 #치맥 #한책 #독서 #진주문고 #1945년해방직후사 #1945년 #해방 #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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