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열정을 담아 보내면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이다. 쉬는 날, 막내를 태워다 주고 진주시립연암도서관을 찾았다.
글로자로서 납품해야 할 글 두 편의 마감이 다가왔다. 서둘러야 했다.
오전 여덟 시 삼십 분.
노트북실에 나를 가두고 몸에서 글을 밀어냈다.
한 시간여 뒤 한 편을 마감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며 기지개를 켜고 다시금 앉았다.
마저 남은 한편을 밀어냈다.
글 두 편이 오전 중에 뚝딱 엉터리처럼 만들어졌다.
열한 시가 넘어가자 슬슬 배도 출출해지고 마나님이 몸에 좋다며 꼭 마시라는 거시기를 머그잔에 타서 세워둔 차로 향했다. 샌드위치랑 먹고는 방안처럼 차에서 누워 빈둥빈둥.
잠시 기분 좋게 졸았다. 차를 나와 근처를 산책하다 비워둔 노트북실로 향했다.
의무적으로 마감해야할 거리는 이미 해결했지만 그냥저냥 쓸거리가 쟁여 있어 마저 하나를 더 썼다.
얼렁뚱땅….
뜨거운 열정으로 꿈을 담금질한 태양을 피해 무성한 나뭇잎이 양산처럼 서 있는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기어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태양의 햇살 한 줌을 담으며 유튜브를 시청했다. 캔 커피가 달곰하다.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건넨다.
<1945 해방직후사-현대 한국의 원형>를 쓴 이화여대 사학과 정병준 교수의 유튜브 강의를 한 시간가량 들었다. 책 욕심이 생긴다. 불치병인가?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뜨거운 여름. 열정의 꽃을 피우는 도서관에서 덩달아 은근슬쩍 내 꿈도 담금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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