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고 찾은 통영 풍화일주도로, “그래 찾길 잘했어.”
잘 익은 감처럼 말랑말랑해지는 요즘입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라고 등 떠미는 가을바람의 등쌀에 통영으로, 통영 풍화 일주도로를 드라이브하면 좋습니다.
통영 도심을 지나 통영대교를 건너오면 더욱 가을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산양읍으로 가는 이 고개를 지나자, 풍화로 가는 이정표가 반갑게 우리를 안내합니다.
세포마을 앞으로 바다가 커다란 호수처럼 들어와 있습니다. 차창을 내리면 비릿한 듯 짭짭한 바닷냄새가 밀려옵니다.
벌포마을이 나옵니다. 마을마다 닮은 듯 다른 풍광이 우리의 눈길을 붙잡습니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풍광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자맥질하듯 오르락내리락하는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들이 일상의 묵은내를 날려버립니다. 점점이 바다에 박힌 부표들이 정겹습니다.
소양마을 지나 양화마을에 이르면 전혁림 화백 묘소 가는 길 이정표가 나옵니다. 그림 작업(畫業)을 기린다면 시골길을 따라 10분 거리(800m) 묘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경포마을 방파제에서 잔잔하게 미끄러지는 바다를 멍때리듯 바라봅니다. 온갖 번뇌가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해안도로를 따라나선 길 가을 바람이 동행이 되어줍니다.
향촌마을에 이르면 2015년에 KBS 인간극장에 출연한 <상국 씨 커피>가 우리를 유혹합니다. 상국 씨가 풍화리로 깐 까닭을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며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오른편 바다의 풍경이 곱습니다. 차 세울 공간이 나오면 그곳이 바로 카페입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시면 근사한 풍광이 눈앞에서 바로 펼쳐지는 야외 카페가 따로 없습니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구름이 귀엽습니다. 보드라운 듯 고운 자태에 순간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에 길가에서 숨을 골랐습니다.
사방으로 바다와 하늘, 그리고 가을바람이 함께합니다. 두 눈에 꾹꾹 눌러 담고도 부족해서 스마트폰에 담습니다.
해란마을을 지나 함박마을에 이르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마을 입구 버스 정류장에는 동백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덩달아 동백의 꽃말처럼 우리를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기분입니다.
길가에는 가을 소식을 전해주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바람 장단에 춤을 춥니다. 함박웃음이 절로 납니다.
함박마을을 지나 수월마을에서 멈췄습니다. 풍화 보건지소 앞 통영 촌집 카페 화소반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촌집 3채가 옹기종기 붙어 있는 ‘꽃을 닮은 작은 찻상’ 카페입니다.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습니다.
솔직히 오늘 풍화 일주도로의 목적지가 어쩌면 여기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풍경과 함께하는 카페 화소반이었는지 모릅니다. 리모델링 후 다시 문을 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더욱 짙푸른 하늘과 청록빛 바다가 달래줍니다. 근심과 시름을 해맑게 씻어주는 듯합니다.
햇살들이 보석처럼 박힌 풍광에 다시금 잠시 넋을 놓습니다. 정신을 놓고 멍때리는 우리에게 갈매기가 끼룩끼룩 날며 우리에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고 일러줍니다.
궁항마을로 풍화 일주도로는 끝났습니다.
“마음먹고 찾은 풍화일주도로, 그래 찾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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