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에서 별 서른 개를 가슴에 담고 오다
섬이었습니다. 왠지 우리와는 별다른 곳이라는 인식이 깊었습니다. 진주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살지만 진주시의회를 방문한 적은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7월 13일 토요일 오후 진주시의회 서포터즈(누리소통지원단)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여느 공공기관 발대식 등에도 다녀왔지만 토요일, 공무원 근무 시간이 아닌 때에 발대식 하는 것도 낯설고, 처음이었습니다. 누리소통지원단의 많은 참석 등을 위해 토요일 발대식을 연 시의회 공무원의 열정이 고맙기도 했습니다.
낯선 설렘을 안고 집을 떠나 진주시의회에 이르렀습니다. 시내버스에서 내리자 먼저 진주시 관광 캐릭터 수달 ‘하모’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주위로 시민들이 여유롭게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일상의 모습들이 시의회를 처음 찾는 낯선 느낌을 사라지게 합니다.
발대식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서자 널찍한 로비가 나옵니다. 로비로 들어서는 왼편에 역대 시의회 역대 의원과 현재의 시의회와 시의원들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나옵니다.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의결기관(議決機關)과 입법기관(立法機關), 감사기관(監査機關)의 막중한 지위를 부여받은 시의회의 역할 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나옵니다.
맞은 편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어록 중 일부가 쓰여 있습니다. “자신의 몸가짐을 자신이 다스리지 않으면 다스려줄 사람이 없듯이 자기의 국가와 민족을 자신이 구하지 않으면 구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요. 주인 관념이다.” 책임감, 주인 관념. 괜스레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옆으로 옛 지도인 진주성도를 그림으로 재현한 진주성도 그림이 긴장을 스르륵 풀게 합니다.
1층 로비를 지나 발대식이 열리는 2층 회의실로 걸음을 옮기자, 복도와 계단 등에 걸린 작품들이 칙칙한 잿빛 청사 내를 밝힙니다.
‘백성과 같이 더불어 즐긴다’라는 <맹자>에 나오는 ‘與民偕樂(여민해락)’이 잠시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지도자는 백성과 동고동락해야 한다는 의미를 여기 시의원들은 오가며 가슴에 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드디어 <제2기 진주시의회 누리소통지원단 발대식>이라는 펼침막이 걸린 회의실에 이르렀습니다.
펼침막 바로 맞은편 벽면에는 ‘暢達民政(창달민정)’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습니다. 국민의 안녕과 행복 증진을 위해 자기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표현하라는 의미인 듯합니다. 회의실 좌우 벽면에는 역대 의장단 사진이 함께합니다.
드디어 발대식. “진주 시민의 소중한 의견과 바람을 정책에 반영하고, 지역 사회의 발전과 복지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는 백승흥 시의회 의장은 시의회와 시민과 소통의 다리가 되어줄 것을 참가한 서포터즈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임명장을 받고 ‘서포터즈를 서포트하라’라는 제목의 색다른 주제 접근 방법을 그레이프이엔엘 이예지 대표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꾸준한 소통으로 팬을 만들자”라며 누리소통지원단의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관련 아이디어 등을 풀어놓는 덕분에 강의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시의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돔 구조의 회의실 천장에는 서른 개의 별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서른 개의 별은 ‘문산읍, 내동면, 정촌면, 금곡면, 진성면, 일반성면, 이반성면, 사봉면, 지수면, 대곡면, 금산면, 집현면, 미천면, 명석면, 대평면, 수곡면, 천전동, 성북동, 중앙동, 상봉동, 상대동, 하대동, 상평동, 초장동, 평거동, 신안동, 이현동, 판문동, 가호동, 충무공동’을 상징합니다.
진주 지역 읍면동 30개가 환하게 제2기 누리소통지원단의 출발을 격려하는 기분입니다. 가슴에 서른 개의 별을 달아 돌아왔습니다.
진주시의회가 시민들에게 고립된, 섬이 아니라 친근하게 시민들과 소통하는 대의 민주주의 전당이 되는데 참여형 콘텐츠 제작으로 작은 힘을 보태고자 다짐한 날입니다. 아울러 진주 시민으로서 진주시의회를 너무 몰랐던 반성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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