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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 토끼섬과 거북섬으로 떠나가볼까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1. 2.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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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묘년(辛卯年)은 토끼해다. 용왕의 병을 낫기 위해 토끼의 생간을 구하러 간 거북이와 토끼의 이야기, 별주부전의 주무대,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 토끼섬과 거북섬을 다녀왔다.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로 가는 길은 여럿있다. 바다를 그리워 한다면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와서 남해고속도로에서 사천나들목에서 빠져 삼천포 방향에서 사천대교를 타고 건너오는 길이  좋다.

 

 

사천대교는 사천시 용현면과 서포면을 보다 가까게 연결하는 다리다. 기존에 용현면에서 서포면으로 갈려면 곤양면 등으로 삥 둘러야 하는 물리적 거리를 바다를 건너는 다리 덕분에 편해졌다.

 

 

다리는 건너면 사천대교 준공 기념탑과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겸한 공원이 나온다.

 

 

섬이 보석처럼 알알이 박힌 푸른 바다를 햇살에 샤워하면서 구경하기 좋다. 쌍안경이라도 있으면 바다를 생활 터전으로 삼아 일하는 배들을 구경이라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면 소재지를 지나 비토섬으로 향하다보면 차로 5~10분거리에 높이 20여m 쯤 되는 수령 300년 가까이 되는 팽나무를 만난다.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로 활용되는 팽나무는 두 그루가 붙어 하나인양 붙어 있다. 나무 밑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비토섬을 섬이 아닌 육지로 만든 비토교. 이곳을 건너면 별주부전의 고향 비토리를 만난다.

 

 

다리를 건너자 말자 비토마을이라는 마을 이정표를 만난다.

 

비토마을 이정표 뒤로 비토섬의 유래를 적은 관광 안내도가 외지 사람들을 친절히 반긴다.

 

 

비토교를 건너 왼쪽 오른쪽 어느쪽으로 가도 토끼섬과 거북섬을 만날 수 있지만 좀더 바다 경치를 즐길려면 오른쪽이 낫다. 왼쪽으로는 빨리 만날 수 있지만 비릿하면서도 단맛나는 굴 까는 아주머니를 덜 만날 수 있다.

 

 

봄방학을 맞아 함께간 아이들이 선착장에 매어둔 줄을 당기면 바다와 장난친다.

 

 

비토섬에는 봄기운이 벌써 완연하지만 오히려 겨울이 더욱 생기가 넘친다. 겨울에 생기가 넘치게 하는 까닭은 석화, 굴이다. 비토섬 주변에서 양식되는 석화, 굴이 쏟아져 나와 여기저기에서 굴까는 아낙들을 만나기 쉽다. 굴껍데기를 툭 내리 찍으면 쩌억 벌어지면서 나오는 싱싱한 굴. 비토리 해안도로는 굴 까느라 분주하다.

 

 

생굴 1Kg을 1만원에 살 수 있다.

 

 

맛을 보라고 권하는 아낙의 인심에 처음에는 비릿하고 짠맛에 고개를 설레든 초등학교 다니는 큰애는 나중에 입맛에서 달콤한 단맛이 난다면 입맛을 다신다.

 

 

12월부터 불을 피워 굴을 구워먹는 재미를 맛보는 사람들이 피워놓은 석화구이 냄새로  차마 걸음을 옮길 수 없을 정도다. 여기 저기 있는 무덤을 이룬 굴껍질.

 

 

전봇대에 붙은 <별주부전의 고향 비토섬>이라는 이정표.

 

 

굳이 이정표가 아니더라도 거북이 등에 올라탄 토끼를 형상한 조형물을 척보면 알 수 있다.

 

 

아직 물빠지기 전이라 건널 갈 수 없는 월등도. 월등도 오른쪽이 거북섬이다. 이곳 주민들은 월등도를 돌당섬이라고 부르는데 토끼가 용궁에 잡혀간 뒤 돌아와 처음 당도한 곳이라는 뜻에서 ‘돌아오다’ 또는 ‘당도하다’의 첫머리 글자를 따서 돌당섬이라 부른다.

 

 

내가 찾은 이날은 물빠지는 시간이 오후 3시.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마냥 주변만 산책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게 바로 거북이다 할 정도록 또렷하게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는  거북섬. 물이 빠져 월등도로 건너가 거북섬과 토끼섬, 목섬을 구경했다면 더욱 좋았을 전설의 고향.

아쉬움은 근처를 지나는 이 지역 주민에게 대신 전해들었다. 토끼가 엎드려 있는 모습을 하고있는 토끼섬은 오른쪽의 머리에서 잘록한 허리를 지나 몸통부분으로 이어진다고.

 

 

이곳에서 듣는 별주부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서포면 비토, 선전리 선창과 자혜리 돌 끝을 생활터전으로 꾀 많은 토끼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남편토끼가 용궁에서 온 별주부(거북)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가게된다.

용궁에 도착하니, 용왕은 병들어 있고 오직 토끼의 생간이 신효하다는 의원의 처방에 따라 자신이 잡혀왔음을 알게된 토끼는 꾀를 내어 ‘한달 중 달이 커지는 선보름이 되면 간을 꺼내어 말리는데, 지금이 음력 15일이라 월등도 산중턱 계수나무에 걸어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에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 다시 육지로 데려다 주라고 별주부에게 말한다.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한 토끼는 달빛에 반사된 육지를 보고 성급히 뛰어내리다 바닷물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 토끼모양의 섬이 생겨 현재의 토끼섬이 되었다. 토끼를 놓친 별주부는 용왕에게 벌 받을 것을 걱정하다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거북섬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부인토끼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다 바위 끝에서 떨어져 죽어 돌 끝 앞에 있는 목섬이 되었다.

 

토끼 자신의 생간을 내놓으라는 용왕에게서 위기일발의 순간에서 지혜를 발휘한 토끼. 별주부전의 전설이 살아숨쉬는 이곳에서 올 한해를 지혜롭게 살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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