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밖에 없는 맛, 진주 반천촌국수
며칠 전 경상국립대학교 가좌캠퍼스를 찾았다. 오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캠퍼스 내에 자리한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이 개관 40주년 특별전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에 쉬는 날 그냥 있을 수 없었다. ‘발견의 순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특별전을 관람하며 덩달아 발견 당시의 환희와 설렘을 맛보았다.
그래서일까 관람을 마치고 나온 11시 무렵에 벌써 배가 고프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처럼 내 뱃고동 소리가 온 우주를 울리는 기분이었다. 고로처럼 식당을 찾아 길거리를 헤맬 필요는 없었다.
근처에 이미 여기 오면 가보고자 정한 맛집이 있었다. 이 동네에서는 꽤 유명하다는 ‘반천촌국수’
캠퍼스를 빠져나와 <반천촌국수 본점>에 이른 시각은 오전 11시5분. 평소 대기가 많다고 풍문으로 들었던 터라 개점 질주에 가까운 시간에 이르고 보니 다행이다 싶었다.
홀에는 벌써 여럿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음식을 기다린다.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며 막걸릿잔을 기울이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보인다. 잔을 주거니 받으니 하지는 않지만, 곡주를 앞에 두고 음미하듯 마시는 풍경이 정겹다.
중앙에 여럿이 앉는 데이블이 있다면 창가 쪽으로는 1인석들이 있다. 김밥 1인분에 2줄이라 부담스럽다. 국수 한 그릇에 한 줄이면 딱 맞는데. 물국수만 시켰다.
물국수를 주문하자 밑반찬이 깔린다.
깍두기를 중심으로 땡초와 단무지.
기다리다 보면 더욱더 허기가 진다. 맹렬하게 배꼽 시간이 울린다. 하지만 내 앞에 개업 때 걸린 듯한 거울 너머로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홀의 풍경이 보인다. 무성 영화처럼 그저 그들의 몸짓만으로도 나누는 대화가 떠오른다.
5~10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물국수가 나왔다. 멸치 육수에 호박, 부추, 숙주, 고춧가루 그리고 참깨가 피자의 토핑처럼 올려져 왔다. 고춧가루를 빼면 어머니께서 종종 해주시던 국수다.
넓적한 대접이다. 국수량은 큰 그릇에 비해 보통 정도이지만 육수는 많다.
젓가락을 휘익 휘익~
각종 고명이 국수와 한 몸을 이룬다. 꿀꺽 선발대처럼 침이 넘어간다.
후루룩~후루룩~
내 입에서 나는 소리인데도 정답다. 경쾌하다. 어머니 국수에 비견할 수 없지만 내 몸은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국수를 소환한다. 기억만큼 친숙한 맛.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맛. 진주에는 나름 이름값을 하는 국수 맛집들이 있다. 아직 내게는 찾아가 맛볼 국숫집이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뒤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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